
“시민이 주인인 서울” vs “서울시 곳간을 ATM기처럼”
저는 요즈음 서울 광화문, 태평빌딩에 며칠 갔습니다. 정원오 서울시장후보 캠프가 있는 곳. (바깥 벽 현수막에 크게 “시민이 주인인 서울” 문구가 붙어 있습니다) 태평빌딩은 엘리베이터가 1층에 없어서 2층까지 올라가야 합니다. 그나마 자주 엘리베이터가 멈춰서 ‘문화예술도시위원회’가 있는 6층까지 다시 걸어서 가구요. 그곳에서 수요일마다 문화예술도시위원회 회의가 있습니다. 예술가들, 시민들, 독립운동가의 후손들, 마을활동가 들이 모여 새로운 서울의 모습이 어떤 것일까를 그리고 있지요. 관련해 들었던 생각 나누고 싶어 펜을 듭니다.
저는 2004년부터 성동구 주민이었고, 지금도 성수동서 삽니다. 성수동서 2012년부터 마을활동과 2017년부터 동네잡지 <성수동쓰다>를 만들었습니다. 도시재생으로 성수동서 만들었던 강연회와 활동이 기초가 되어서 <성수동쓰다> 잡지가 탄생한 거였습니다. 이후 성동구 주민으로 성동구 17개 마을마다 발자국 혹은 자전거 바큇자국을 남겼습니다. 사근동서 두 번, 마장동서 두 번 마을책을 만들고, 성동문화재단과 9년째 성동구문화예술잡지 <성동별곡>도 만들어 왔고요. 동네 여행도 꽤 오래 해서 3년쯤을 서울시와 성동구청과도 일했습니다. 그때마다 책을 또 냈었죠. 그러니 성동에 대해 조금 아는 편입니다. 성동구와 성수동 이야기를 좀 해보겠습니다. 성수동은 제가 이사를 온 2004년에 공장지대였습니다. 카페가 동네 전체를 통털어 두 개 정도밖엔 찾을 수 없었구요. 2005년과 2007년에 아이를 낳고 산후조리원도 저기 광진구로 갔었죠. 지금은 핫한 동네가 됐다는 연무장길은 어둡고 황량해서 유모차를 끌고는 다니기 무섭다는 엄마들이 있던 길이기도 했습니다. 2005년 서울숲이 생기고도 한참 동안 성수동 서울숲거리엔 겨우 김밥집 하나가 문을 열고 장사를 했던 기억도 납니다.
2014년에 성동에서 저는 <성동아, 마실 가자!>란 책을 성동사람들과 만들었습니다. 성동구청 자치행정과가 받았던 인센티브를 지원해 주셔서 만들었던 책인데, 구석구석 숨어있던 마을의 주민들 모임이나 공간을 23개 찾아나섰던 기획이었습니다. 12년이 지나 2026년에, 그 분들은 어떻게 계실까? 놀랍게도 그분들은 대개 그때와 같은 활동을 잇고 있습니다. 2026년 현재도 금호1가동에선 여전히 <보물단지>를 운영합니다. 버리기엔 아까운 재활용품을 모아서, 주민자치회가 판매를 합니다. 수익금으로 아이들 장학금을 줍니다. 당시 14살쯤 됐던 어린이작은도서관 <책읽는엄마 책읽는아이>는 열두 살을 더 먹어 어느새 스물여섯 살이 되었습니다. 2016년 있던 곳서 쫓겨났는데, 성동구청과 마을 사람들의 후원(국민은행 및 기적의 도서관 팀의 협력으로)으로 여전히 서울숲-남산길 한쪽서 살아남았습니다. 지금도 아이들과 어른들의 문화공부삶 나눔터로 남아있습니다. 당시 용답동의 노숙인쉼터 비전트레이닝센터에서 발족한 목공방은 2026년 현재도 협동조합으로 그들 노숙인들과 나무들을 살리고 있습니다. 어르신들게 매달 갈비탕을 대접하는 사근동 문화제작소는 지금도 식사 대접이 여전합니다. 성동의 곳곳에 이런 이야기들이 있고, 그런 분들이 꾸준히 마을서 활동해 왔습니다. [http://sdgo.kr 성수동쓰다]
참고로, 성동엔 성동마을자치지원센터가 있습니다. 그곳서는 주민자치회와도 연계하면서 여전히 동마다 필요한 일들과 요구를 받아서 협의해가며 해결합니다. 주민모임도 지원합니다. (서울의 많은 곳에서 사라진 마을-공동체 지원이 여긴 여전히 살아있죠) 마을미디어를 하시는 분들을 적은 예산 안에서도 꾸준히 지원합니다. 새로 등장하는 마을공동체도 지원하고 후원합니다. 발잘장애를 갖고 있는 아이들의 도서관과 엄마들이 이곳서 공간을 얻고 활동들을 지속합니다. 아기엄마들이 동아리를 만들면, 이것도 지원합니다. 성동엔 독서동아리도 2014년 이후로 지금까지 지원해 오고 있습니다. 2016년부터는 공동주택공동체 활동도 지원을 해서 현재까지 이릅니다. 성동구가 공동주택이 정말 많거든요. 70퍼센트가 넘어가니까. 이들은 공간 안에서 아이들 미술대회도 열고, 아파트가 바자회도 열구요. 텃밭도 가꿉니다. 올해도 스물세 개쯤의 아파트에서 한 해 동안 주민이 만나고, 무엇인가를 꼼지락꼼지락 합니다. 성동구에서 멈춰선 일에 대해서도 이야기해 보고 싶습니다.
2022년에 오세훈 서울시장이 당선이 되신 후, 마장동에선 진행되던 마장도시재생이 멈췄습니다. 조례까지 만들어 지으려고 했던 서마장의 복지공간도 서울시에서 일방적으로 멈췄죠. (신통기획 같은 거 진행되니, 그때 같이 진행해 보겠다던 약속은 어디로 갔는지 없죠) 마장동도시재생은 서울시가 전부 예산을 대던 사업이라 막을 방법이 없었습니다. 이런 일은 성동만이 아니고, 서울시 전체로 진행된 일이었습니다. 마을공동체사업도, 마을미디어 사업도 같은 운명이었습니다.
그가 부임한 2022년 이후 마을미디어, 예술가들, 청소년들, 장애인들, 작은책방들, 작은도서관들 같은 곳의 지원사업들이 모두 중단 폐지 축소되었습니다. 시민들이 주인이 되는 사업들, 시민이 서로 만나서 만들던 사업들에 대해서 그는 “서울시 곳간을 ATM기처럼 쓴다”는 모욕도 했습니다. 시민들이 무슨 일을 했길래 그런 말씀을 하셨을까? 저는 지금도 가끔가끔 그 말이 속을 비집고 들어옵니다. 그런 말씀이 시민들에 대한 행정 최고책임자의의 언어일지 지금도 여전히 의문이 큽니다)
그리고 2026년 5월 12일 현재, 그는 209억을 들여서 광화문에 비석 스물세 개를 세웠습니다. 감사의 정원이라는데, 바리케이트 친(5월 12일 준공식날 바리케이트를 치고 행사를 하더군요) 그런 엄청난 석조물들의 터를 누가 정원이라 부릅니까? 2년여만에 1,478억의 예산을 썼다는 한강버스는 또 어떻구요? (배를 건조하기 전에 200억이나 업체엔 퍼주었던 그런 사업에 대해서 시장님은 무엇이라 하실 건가요?)
다시 성수동입니다. 성동구에선 성수동에서 제일 먼저 도시재생사업을 했습니다. 그 결과가 지금의 성수동을 꽃피우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것을 저는 압니다. 당시 구청장이셨던 정원오(현 서울시장 후보) 후보는 곳곳에 센터를 만들고, 젠트리피케이션 방지를 위한 조례와 협약과 만남으로 그 일을 만들어오셨던 거구요. 그곳 기획자들, 주민들의 자발적인 활동과 움직임들이 지원 속에서 차츰차츰 성장했던 거죠. 사근동에서, 용답동에서, 송정동에서. 그리고 그 마을에서는 분명 괄목할 성과들이 생겼습니다. 사람과 활동으로 그리고 일부는 공간으로 남아있는 것들입니다. 이런 활동들은 모두 시의 정책과 구의 정책들과 큰 관련이 있습니다.
2026년 6월 3일 우리는 서울시장 후보를 뽑습니다. “시민이 주인인 서울”을 만들 후보를 뽑을까? 한강버스와 받들어총 정원을 다시 4년 내내 지속할 후보를 선택할까? (신통기획이라고 주택공급을 한다고 한지가 언젠데, 아직도 감감무소식인 마장동, 사근동을 돌이켜 봅니다) 우리에게 다시 선택의 순간이 왔습니다. 여러분은 어떤 선택을 하실까요?
2026.05.14.(목)
성수동쓰다 편집장 원동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