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김선아의 시네마 아이 (Cinema-Eye) No.6> <역마차>낡지 않는 질주, 영화의 원형을 만나다
존 포드의 '역마차(Stagecoach, 1939)'를 다시 꺼내 드는 아침은 영화라는 매체의 근원적인 즐거움과 마주하는 시간이다. 영화사의 전설로 남은 후반부 추격 신은 현대의 화려한 CG 기술에 익숙해진 눈으로 봐도 여전히 압도적이다. 웬만한 현대 액션물은 명함도 내밀지 못할 만큼 정교하고 역동적인 이 질주는 '고전은 낡은 것'이라는 편견을 보기 좋게 깨부순다.
영화의 생명력은 한국의 근현대사 속에서도 발견된다. 놀랍게도 1940년대 초 조선일보와 동아일보 기록에는 존 포드와 '역마차'를 극찬한 영화평들이 실려 있으며, 1962년 재개봉 당시의 신문 광고들은 이 작품이 세대를 건너뛰어 얼마나 꾸준히 사랑받았는지 보여준다.
비평가 로저 이버트가 "지금 이 영화를 보면 독창적이지 않아 보이는 이유는 이 영화가 후대에 너무나 큰 영향을 끼쳤기 때문"이라고 평했듯, '역마차'는 영화 문법의 교과서이자 그 자체가 하나의 원형이 되었다.
'역마차'는 폐쇄적인 공간 속에서 충돌하는 다양한 인간 군상의 갈등을 다루면서도, 광활한 모뉴먼트 밸리를 가로지르는 질주를 통해 영화만이 줄 수 있는 순수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줄거리의 굴레를 벗어나 이미지와 속도감만으로 관객을 사로잡는 이 작품은, 영화가 보여줄 수 있는 가장 본질적인 즐거움이 무엇인지 오늘날에도 여전히 증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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