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아의 시네마 아이 (Cinema-Eye) No.10> <파고> : 인간의 탐욕과 어리석음이 빚어낸 기괴한 카오스의 기록
한 마디 말조차도 꺼내고 싶지 않은 이 기괴한 국가 상황 속에서 문득, 영화 <파고>의 이 포스터 한 장이 떠올랐다. 코엔 형제의 영화 <파고>(Fargo, 1996)는 인간의 탐욕과 어리석음이 어떻게 예기치 못한 혼돈과 비극을 초래하는지를 보여주는 블랙 코미디다.
지금 이 글을 쓰는 시점인 한국 역사상 유례없는 내란의 소용돌이 한가운데, 2024년 12월, 한국의 윤석열 대통령은 야당을 "반국가적 범죄 집단"으로 규정하며 계엄령을 선포했다. 이는 의회의 강한 반발과 대규모 시위로 이어졌으며, 결국 윤 대통령은 구속되었다. 이 사건은 지도자의 권력 남용과 그로 인한 사회적 혼란을 보여주며, 영화 <파고>에서 주인공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무모한 결정을 내리고, 그로 인해 예기치 못한 혼돈과 비극을 초래하는 모습과 유사해 보인다.
미국의 정치 상황과도 비교해 보자. 미국에서는 최근 몇 년간 정치적 양극화와 민주주의 제도에 대한 도전이 두드러졌다. 특히 2021년 1월 6일 발생한 국회의사당 폭동 사건은 민주주의의 근간을 위협하는 심각한 사태로 평가받고 있다. 이러한 사건들은 '권력에 대한 과도한 욕망'과 '잘못된 정보'가 어떻게 민주주의 사회를 혼란에 빠뜨릴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파고>의 주인공들은 개인, 혹은 어떤 형태를 갖춘 집단의 탐욕과 어리석음이 어떻게 예기치 못한 혼돈과 비극을 초래하는지를 보여주며, 이는 최근 한국과 미국의 정치 상황과도 빗대어진다. 이러한 현실의 사건들은 권력 남용과 도덕적 나태함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경고한다.
코엔 형제만이 연출할 수 있는 특유의 아이러니와 유머, 현실과 허구 사이를 교묘하게 넘나드는 이 영화가 마치 작금의 현실과 동일시된다. 최초에 자신들이 수정시켜 탄생시켜낸 이 카오스가 마치 기회인 양, 총칼 앞에서 숨어있다가 이제야 슬그머니 기어나와 분열과 탐욕을 꾀하는 찌끄레기 무리들까지 한판 놀아보자고 가세한 마당이다.
제발 현실이 아니길, 허구이길, 유머이길. 영화관을 나오면 잠시 웃어넘길 수 있는 블랙 코미디로 끝나길... 민주주의 사회에서 시민들이 '악의 무리와 집단 폭력성으로부터의 도탄'에 빠지지 않고 역사의 올바른 진보를 믿으며, 시민들의 도덕성과 책임감, 집단지성의 중요성이 다시금 깨어나 주기를 바란다.
